2012년 창업시장 결산 - 7대 키워드
[ 출처 ; 매일경제 ]
최근 한 백화점은 올해의 소비 트렌드로 `PSY`를 꼽았다. 영단어 Price(가격)ㆍStory(이야기)ㆍYoung(젊음)의 첫글자로, 지갑은 얇아졌지만 저렴한 가격, 스토리가 있고 재기발랄한 젊은 상품들을 소비자들이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PSY였다면 2012년 한 해 창업시장 트렌드는 무엇이었을까. 한국창업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창업시장 키워드는 총 7가지다. 첫째는 안정성, 둘째는 싱글족, 셋째는 복합, 넷째는 힐링이었다. 다섯째는 저가, 여섯째는 매스티지(준명품), 마지막 일곱째 키워드는 소액투자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2012년 창업시장은 급성장하던 커피숍 창업이 한풀 꺾인 가운데 기존 커피숍들은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복합화 등을 통해 매출 증대를 모색하는 한 해였다"며 "커피숍이 가진 한계를 극복해보려는 다양한 카페나 레스토랑형 업종이 등장해 창업자들을 유혹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늘어나고 신세대들이 소비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외식업에서는 빠른 속도로 업종 세대교체가 일어나기도 했다. 늘어난 싱글족을 겨냥해 싱글형 업종들이 인기를 끌었으며 소비 위축을 반영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업종이나 배달업 등 불황형 업종 창업도 인기를 끌었다.
`경기 악화`와 `소비 둔화` 그리고 `수익성 악화`의 삼중고를 겪으면서 경쟁력이 약한 사업자들은 전반적인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본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프랜차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기도 했다"며 "그런 가운데서도 우량 브랜드 등 가맹본부에 대한 옥석을 가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비롯해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프랜차이즈 수준 평가 등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바일이나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디어 창업이나 직업과 창업이 결합되는 창직이 인기를 끌었으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형 창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매일경제는 한국창업전략연구소와 함께 7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12년 창업시장을 정리해봤다.
키워드1. 안정성 / 검증된 프랜차이즈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자영업의 과열 경쟁, 대통령 선거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창업자들의 망설임이 어느 때보다 컸던 한 해였다. 이전에는 결심한 지 두세 달만에 창업하던 사람들도 일 년 이상 창업을 망설이며 주춤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런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듯이 모험을 감행하기보다 `안전함`을 기준으로 업종을 선택하는 창업자가 많았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된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유독 심했다는 얘기다. 신규 사업도 검증이 안 된 신생 업체보다는 이름 있는 기업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유명 브랜드 베이커리인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편의점 브랜드인 `GS25` `CU`(옛 훼미리마트), 대기업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들이 여기에 속한다. 외식업의 경우 `놀부 부대찌개`나 원할머니보쌈의 `박가부대찌개`, 카페베네가 새로 론칭한 `블랙스미스` 등 기존에 성공한 회사가 운영하는 브랜드나 이미 성공한 회사가 새로 론칭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유기농 전문점인 `초록마을`이나 세탁편의점인 `크린토피아` 등 매경이 선정한 100대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프랜차이즈 수준 평가에서 우수 프랜차이즈로 인증받은 사업들은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로 창업자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키워드2. 싱글족 / 솔로
2012년은 혼자 사는 경제활동인구, `솔로 이코노미`의 구매 파워가 반영되는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한 한 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의 24%에 이른다.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가구 수로만 400만 가구를 넘어섰다. 2인 이하 가구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한국의 주된 가구 형태가 4인 가구(22.5%)에서 2인 이하 가구로 뒤집힌 것이다. 1인 가구 증가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대체적으로 솔로들의 소비 성향이 4인 이상 가구에 비해 높고, 충동구매 비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니기리와 이규동`은 삼각김밥이라는 간편식 메뉴로 이들 1ㆍ2인 가구를 노렸다. 33㎡(약 10평) 매장에 혼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바` 형태가 필수적으로 배치됐다. 1000~2000원대 삼각김밥, 2900원대 컵밥, 6000원대 덮밥 등이 주요 메뉴다.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인기를 끄는 업종 중 하나는 복합세탁편의점. 드라이클리닝과 물세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다. 1시간 정도면 세탁에서 건조까지 가능한 `코인 세탁`도 대세였다. `코인 세탁`은 셀프 서비스 형태로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퇴근 시간 직후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도 고객들의 이용이 이어진다. 주말에는 밀렸던 빨래를 하려는 고객으로 붐빈다. 또한 1~2인 가구가 늘면서 집에서 밥을 해먹기보다 사먹는 문화가 반영됨에 따라 도시락 시장 규모 또한 커졌다. 국내 도시락 시장 규모도 편의점을 통해 판매되는 도시락을 포함해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워드3. 복합형 카페
최근 수년간 급성장하던 커피숍이 시장 포화로 주춤하는 가운데 기존 커피숍 인테리어에 다양한 상품을 결합한 새로운 카페 업종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탈리안 샌드위치, 파스타, 디저트 같은 양식은 물론 치킨이나 한식, 막걸리, 심지어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업종, 가구 의류 플라워는 물론 파티 컨설팅 등 전문서비스업까지 카페스타일을 결합해 관심을 모았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숍에 카페를 결합한 업종은 올해도 중산층 창업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모았다. 기존 베이커리점에 카페를 결합해 사업모델을 강화하는 리모델링 창업도 많았다. 치킨브랜드 BBQ는 기존 소형 치킨점 모델에서 탈피해 132~200㎡(약 40~60평)에 창업하는 레스토랑 타입 `bbq프리미엄 카페`를 선보였다. 에스프레소커피는 물론이고 파스타와 피자, 다양한 샐러드류와 요리치킨 등을 결합해 오전과 점심 사이에는 커피와 각종 베이커리류, 이색 치킨요리를 포함해 다양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으며, 점심과 저녁 시간에는 피자나 파스타류로 식사를 할 수 있다.
호프전문점들도 카페를 결합해 인기를 끌었다. 치킨전문점에 카페형 인테리어를 결합한 `깐부치킨`을 비롯해 `더후라이팬` 같은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탈리안 치킨카페를 내세운 업종도 등장했다. `빠담빠담`은 `치맥(치킨과 맥주)`이라는 기존 메뉴 구성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좋아하는 파스타 소스와 치킨을 결합한 이탈리안 치킨요리에 터키식 감자요리인 쿰피르, 샐러드를 결합한 카페형 업종이다. 한국 대표 분식업종인 김가네도 올해 기존 분식집 인테리어를 카페형으로 리모델링했다.
키워드4. 힐링
올해 한국 사회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치유한다는 의미인 `힐링(healing)`이었다. 대선주자들 행보에도 항상 `힐링`이라는 단어가 함께했을 정도다.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아로마 테라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향기양초는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했다. 화장품 가게는 물론 서점, 카페 등 다양한 곳에서 향기양초 제품을 취급했으며, 최근에는 향기양초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전문점도 등장했다. 전 세계 향기양초 분야 1위 브랜드인 `양키캔들`은 매출이 급신장하면서 향기양초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1억~2억원대 투자금을 가진 여성 창업자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새롭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파티카페도 힐링 업종 중 하나다. 젊은 미혼 여성이나 젊은 주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풍선이나 아기자기한 장식으로 파티장처럼 꾸며진 좁은 공간에서 연인이나 친구들과 생일 또는 프러포즈, 크고 작은 모임 등 다양한 파티를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서는 이른바 `힐링푸드`를 내세운 업종이 인기를 모았다. 샤부샤부전문점 `채선당`은 몸의 건강한 균형을 찾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으며 올 한 해 작년 대비 본사 매출이 54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10% 이상 증가했다. 수제머핀 커피전문점 `마노핀`은 내부에 갤러리를 만들어 머핀과 커피를 즐기면서 국내외 유명 작가와 신진작가 작품을 즐길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힐링 관련 브랜드 출원 건수는 2010년 65건, 2011년 72건에 이어 올해 7월 말까지 86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키워드5. 저가형 / 무한리필
2012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였던 가격(Price)은 창업에서도 중요한 화두였다. 대부분 서민형 업종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창업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업종이 테이크아웃 닭강정이다. 33㎡(약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창업할 수 있는 닭강정 전문점은 올해만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다수 생겼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대에프씨 `꿀닭`, 사바사바치킨 `가마로강정`은 닭강정 업종으로 히트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이라는 치킨 판매 공식을 깨고 한 마리 주문 시 4종류 치킨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도록 한 `소담치킨`은 15가지 메인 메뉴를 모두 반반씩 주문할 수 있어 총 120가지 다양한 메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전략으로 인기를 모았다. 치킨 무한리필이라는 파격적인 판매 조건으로 불경기에 지갑이 얇아진 서민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치킨팩토리`는 1인당 7900원에 12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치킨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학교 앞 문구점이 사양길로 접어든 가운데 팬시 문구를 복합화한 생활밀착형 사업 아이템인 `색연필`은 작년 대비 올해 본사 매출이 10% 증가하고 현재 350여 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한 해만 70개 가맹점이 추가 오픈했다. 문구점처럼 주택가 어린이들을 겨냥하는 스쿨존 상권에 입점하는 저가 스파게티 전문점도 등장했다. `까르보네`는 다양한 스파게티 요리를 4000원에서 6000원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공룡고기처럼 무한리필을 내세운 업종과 저렴한 가격대를 내세운 떡볶이 전문점 분식점들도 지난해에 이어 올 한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키워드6. 준명품
아주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해 질을 높인 실속형 저가 업종도 중산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실속형 저가 업종은 가격에 불필요한 거품을 제거하면서도 품질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패밀리레스토랑 수준인 인테리어에 다양한 샐러드 요리와 샤부샤부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샤부샤부 샐러드바나 샐러드바를 전면에 내세운 패밀리레스토랑이 대표적인 실속형 저가 업종.
기존 샤부샤부 전문점과 달리 330㎡(약 100평)가 넘는 대형 매장에 여심을 사로잡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1만5000원대 안팎인 실속 있는 가격이 특징이다. 아파트 밀집지나 주거 밀집지에서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르미샤브샤브n칼국수`는 1만5000~2만원대 저렴한 가격에 샤부샤부를 먹으면서 다양한 샐러드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모았다. 특히 실속 있는 가격에 비해서 시냇물과 나무, 실내 정원들을 꾸며 힐링이 되는 공간 인테리어로 여심을 자극했다.
`한촌설렁탕`은 현대적이고 아늑한 인테리어에서 양질의 설렁탕을 일반 설렁탕전문점보다 3000~4000원가량 낮은 가격으로 제공해 인기다. 가맹 본부 식품가공공장에서 육수와 고기 등 90% 조리된 식재료가 진공 포장되어 가맹점에 제공된다. 맛과 품질은 가마솥에서 우려낸 30년 전통의 설렁탕 조리 비법을 연구해 과학적인 시스템과 특수 설비로 깊은 맛을 구현해 전국 어디에서나 일관된 맛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키워드7. 소액투자
실패한 자영업자를 비롯해 업종 전환형 창업자가 늘어나면서 투자비가 적게 드는 소액 투자 서비스 업종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기술이나 영업력, 용역을 제공하는 업종은 젊은 층과 베이비부머 퇴직자, 업종 전환 자영업 등 다양한 계층에게 인기를 모았다.
청소대행서비스업체 `크리니트`는 청소대행 서비스에 식품위생관리 서비스와 공기 질 관리 서비스를 접목한 새로운 모델로 인기를 얻고 있다. 크리니트 가맹점은 정부의 외식업소 위생검열 강화에 따른 업소 위생에 대한 점검 수요가 늘면서 사무실, 병원, 가정 등 실내 공기 정화에 대한 관리 요구에 맞춰 해당되는 노하우를 컨설팅해주고 있다.
일종의 `집사` 개념으로 집, 사무실, 사업장 등 생활에서 발생하는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는 생활 밀착형 종합생활서비스 사업인 `핸디맨전문점` 또한 `아이러브맥가이버` `핸디맨` `핸디페어` 등 관련 브랜드가 크게 늘었다.
`퍼퓸디자인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센트` 역시 새로 등장한 이색 서비스 업종으로 회원 관리형 무점포 사업을 표방한다.
첨단 확산장치를 활용한 아이센트 향수는 입자가 미세해 14시간 동안 공기 중에 향기가 머무르며 공간 구석구석 오염된 공기를 정화할 수 있어 기존 방향제 대여사업과는 성격과 가격, 성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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