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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아가는이야기/ 사람행복성공

인생은 결국 한 줌, 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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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줌, 한 점

 

[박근혜 에세이 결국 한 줌, 결국 한 점 中에서]

 

 

나그네 같이 와서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 산천 경개를 구경하고 새로 풍물들을 접하면서, 잠시 사귀고 혹은 정을 나누지만 곧 헤어져야할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그네는 이 세상을 지나가고 있다. 이 곳은 결코 영원히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그네로 하여금 이 곳의 모든 것을 초연히 바라보게 한다.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도,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같이 지낼 수 있는 사람도 여기에는 없다. 아무리 즐거운 놀이라 하더라도 잠시후 걸음을 옮겨야 하며, 불편한 타향에서의 체재도 이제 끝이 난다. 모든 만남은 이별로 끝이 나고 모든 소유는 상실로 끝이 난다.

 

 

시와 때를 따라 할 일은 다양하게 전개되고 그래서 몸은 바쁘지만 마음은 항상 무대를 바라보고 감상하는 관객같이 사물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인 차분함으로 순간순간을 응시한다.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야 할 시각에, 한발 한발 다가온, 나그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좋은 추억을 담아가는 일일 것이다.

 

 

우리의 영혼이란 눈으로 볼 수도 없고 죽음과 동시에 우리 육체를 떠나간다고 하지만 또 그 영혼은 다른 몸에 의탁하여 이 세상을 다시 오고가고 한다지만, 저승에 아무리 좋은 곳이 있다 해도 우리의 영혼을 참으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닦을 수 있는, 또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은 오직 이 세상뿐이라는 세상이 든다. 흔히 이 세상을 바르게 살면 결국 극락세계에 간다고 하지 않는가.

 

 

전생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번 생에서는 그보다 훨씬 훌륭한 영혼이 되어 이승을 떠나야 할 것인데 세상살이를 둘러보면 그런 일에 관심을 갖기보다 눈앞에 당장 보이는 사물들에 온통 정신이 팔려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곧 사라지고 곧 깨어져 버릴 그것들을 위해 정신을 쏟다보니 정말 이 세상을 오게 된 나그네의 참 목적은 온데간데 없이 없어져 버린 셈이다. 시간은 쓸데 없는 일들에 의해 한없이 낭비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닦고 잠시 머물다가는 그 동안이라도 이 세상을 사람들이 살기에, 아니 머물기에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다 가는 인생, 나그네에게 그 이상 가는 목적이 무엇이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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